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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3/15 맑음(0.3~19.4)고마운 똥이 아이에게는 상처가 됩니다.
  글쓴이 : 새미네     날짜 : 08-03-15 20:29     조회 : 6600    
저녁에 큰딸 은샘이가 말을 합니다.
엄마, 나 오늘 울었어요.
왜?
아이들이 똥 밟고 왔다고 놀렸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밭에 똥이 너무 많아 이리저리 피해서 다닐려고 해도 자꾸 밟혀요.
......
 
갑자기 속이  상합니다.
시골같지 않은 시골학교에 다니는 은샘이...
거의 대부분이 아파트 단지 아이들이고 마을 아이들은 겨우 손에 꼽힐 만한 시골 학교
한학년에 반이  3반 밖에 없는 학교에서
또다시 시골아이로 찍힌 은샘이...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울었을까....
 
엄마 아빠가 농사를 짓는 농사꾼의 딸이라서
아이들에게 놀림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닌지....
 
좋은 결실을 보려면 쇠똥을 밭에 뿌려 좋은 토양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이해못하는 아이들이 
우리 은샘이를 놀렸구나....
 
똥이 얼마나 중요한데....
 
은샘아...
똥은 엄청 중요한 거름이 된단다.
우리가 사과를 먹고 딸기를 먹고 김치를 먹는 것도
모두 좋은 거름을 사용해서
좋은 열매를 맺기 때문에
그걸 먹는거야...
친구들은 아파트에 살아서
흙을 밟고 다니지 못해서 그래...
친구들이 먹는 모든 농산물에는
다 거름이 들어가는 거야....
우리집도 대추 농사를 지으니까
좋은 거름을 해야 하는 거야...
다음에 아이들이 놀리면
너희들이 먹는 과일과 야채..
모두 모두 똥으로 거름을 한거다...
그렇게 얘기를 해...
알았지...
 
아직 어린 은샘이가 이해를 잘 할려는지...
놀림을 당해 상처를 받은 건 아닌지...
 
딸애를 둔 농민의 아내의 고민이...
깊은 밤
한숨 소리와 함께 저물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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