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큰딸 은샘이가 주방으로 달려오네요.
엄마, 나 아빠랑 계약서 썼어...
무슨 계약서?
궁금해서 방안으로 들어오니 새미빠가 종이를 한장 보여줍니다.
내용은...
평소에 커피를 즐겨마시는 새미빠는 큰딸 은샘이에게 꼭 커피를 타 달라고 합니다.
작년 전반기까지는 새미맘이 하루에 3잔 정도는 타 주었는데
마시는 양이 너무 많아 은근히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하루에 3잔 이상은 안 타준다고 했더니
그 나머지를 딸래미에게 얻어 먹는 조건으로
1주일에 용돈은 2,000주기로 했나 보더라구요.
그런데...
욕심이 과한 새미빠가 하루에 한두번만 시키면 좋았을텐데
너무 자주 시키니 은근히 화가 났나보더라구요 은샘이가...
얼마전부터 나 용돈 안 받고 커피 안 끓여 줄꺼야...
한번씩 노래를 부르더만
급기야
이런 계약서 까지 써 버렸네요.
엄마 보고 증인이 되라며 싸인을 하라고 합니다.
기가막혀서...
저 계약서에 지킬점이 더 황당합니다.
딸래미를 얼마나 때렸으면 "때리지 않기"가 적혀 있는지..
"고함 안지르기"는 대체 뭐냐고 했더니
새미빠왈, 은샘이만 지킬점을 적어 놨기에 자기도 은샘이가 하도 고함을 질러서
"고함 안지르기"를 적어 놨다나 뭐래나...
글씨체가 너무 엉망이라 은샘이가 다 썼는 줄 알았는데
새미빠의 엉망인 글씨가 여기서 뽀록이 났네요 ㅎㅎㅎㅎ
새미빠와 딸래미...
가만히 보니까 웃기지도 않네요.
커피 마시고 싶으면 혼자 타 먹으면 이런 소릴 안들을텐데
혼자는 왜 타먹질 않는지 원.....
에고...
나같으면 치사해서 내꺼는 내가 해먹는다...
근데 어쩐다냐...
은샘이 지샘이 아빠 이름이 다 적힌 계약서를 증거물이 되어서...
새미빠 한동안 커피 덜 마시겠구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