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울 농장은 너무 어수선합니다.
꼭 외계인이 밤마다 다니러 간거 같습니다.
농장에 심겨진 대추나무들이 싹뚝싹뚝 막 잘려져 나가고 있습니다.
나무들이 천둥번개라도 맞았냐구요?
아니면 나무들이 정신줄을 놓아서 그러냐구요?
그것도 아닌것 같은데요...
울 신랑이 이상해요...
트렉터로 나무를 뽑고 가위로 가지를 막 잘라버리네요.
몇년전부터 머릿속에는 여러가지 생각들로 가득찼지요.
갈수록 대추농사를 지어서 살아 갈길이 막막하고
앞으로 아이들이 자랄기간 즉 25년은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대추농사를 지어서는 현재로는 답이 없는것 같네요.
중국산 대추도 막 밀려 들어오고
일반농가에서도 대추 농사를 많이 선호하고...
자연히 가격은 하락을 하고 있네요.
생산량에 비해 인건비를 포함한 거름값 기름등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니
대추농사를 지어 한해를 산다는게 너무 버거워지네요.
그렇다고 농사지으면 물질적인 풍요속에 사는것도 아닌데
왜 이리 힘든지 원...
가끔씩 손톱밑에 낀 때를 보면서
이게 여자손이야? 한숨이 나올때도 있네요.
딸래미 둘이 있는데 주위에 친구도 없어 매일 두자매가 친구가 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내 모양새가 조금 비참해지네...
하여튼 잘려져 나가는 대추나무들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이 나무가 이렇게 크기까지가 20년은 넘었을텐데...
울 시아버님이 애지중지 가꾼 나무들인데...
나무를 자르기전 몇 주동안 새미빠가 밤에 잠도 못자더라구요...
자를수 밖에 없는 나무가 안쓰러워서
또 대체 작물로 뭘 심어야 할지 고민스러워서...
생각해 보니 지금은 답이 없습니다.
50%의 모험을 가지고 해야 하겠네요.
품목을 바꾸면 5년은 수입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품목 선택을 잘 해야 합니다.
우리 부부도 요즘 서로간에 말이 없습니다.
......
내마음 같아선 지금 그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왜냐면 당장 수입이 줄어드니까요...
하지만 한가정을 이끌어 나갈 남편의 입장은 또 다른 무엇인가가 있겠지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옛날엔 더 힘들게도 살았는데
너무 물질적인 풍요속에 살다보니 몸이 거기에 적응이 되었나보네요.
이제 부터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생각하며 살아야겠네요.
어릴때 가난하게 자라서 우리 아이들에게 만큼은 그렇게 해주고 싶지 않은데...
잘되겠지요...
희망을 가지고 살고 싶어요.
차곡차곡 쌓여 가는 잘려진 나무들을 보면서 희망을 가지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