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서 마무리 대추나무 순을 치고 있는데
터벅터벅 걸어오네요.
학교에서 돌아 온 우리 첫째 은샘이의 얼굴이 심각합니다.
왜? 무슨일 있었어?
엄마, 우리 선생님이 하루종일 머리가 아프대...
오늘 아침 초등학교에 녹색어머니회 교통을 서고 왔는데
아침에 뵐때는 편찮으신지 몰랐는데
머리가 하루종일 아프다는 말을 들으니 걱정이 앞서네요...
많이 아프다니?
응, 많이 아프데요....
한참을 생각하던 우리 은샘이가
엄마, 냉장고에 있는 복숭아 하나 갖다 드릴래요.
선생님 하나 하고 친구 지혜 하나 하고 내꺼 하나 하고...
그러면 선생님이 머리가 싸악 낳을것 같아요...
기특하기도 하지
선생님이 아프시다고 하니 걱정이 엄청 되었나보네요...
우리 은샘이를 바라보니
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보여 엄마의 마음이 행복합니다.
저나이때는 선생님이 최고이지요.....
농장에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예천에서 국화차를 만드시는 분이 보내 주신
국화차가 집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머리가 아플때 국화차를 마시면 개운해 진다는 얘길 들었거든요...
저녁에 가방을 챙기는 은샘이를 불러 놓고
선생님이 머리가 많이 아프시니 이거 한번 드셔보시라고 해...
우리 은샘이 한참동안 국화차를 뚫어지게 쳐다 보고 있습니다.
덩달아 지샘이도 옆에서 한몫을 하네요.
엄마, 우리 선생님은?
샘이 아주 아주 많은 지샘이랍니다.
언니와 꼭 같이 할려고 하지요....
지샘아, 선생님도 머리가 아프시면 엄마가 줄께...
은샘이의 걱정하던 모습이 서서히 펴지는것 같네요...
내일은 은샘이 선생님 머리가 아프지 말아야 할텐데.....
근데,
울 은샘이 너무 착한거 아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