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농협에서 납품하는 생대추를 손으로 땄어요
올해는 너무 이른 추석이라 대추가 완전 풋대추예요
입으로 깨물면...
니맛도 내맛도 아닌 풋냄새만 가득하니
후딱 뱉어 버리라고 입이 먼저 아네요
지금 나가는 생대추는 과일로 드시는게 아니라
추석에 제사상에 올리는 겁니다.
절대 간식으로 드시면...
후회하세요
맛있는 생대추는 아직 조금 더 기다리셨다가
9월 25일 이후로나 가능하지 싶어요
그때 다시 공지 해 드릴께요
하여튼 대추를 따러 사다리를 놓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니
어머나...
한쪽에서는 초록의 열매가 주렁주렁
또 한쪽에서는 꽃이 피어 있네요
또 다른 쪽에서는 폭우와 강풍으로 인해 꺽인 가지가 시들어 빨갛게 물들어 있네요
참 희한하기도 하도 웃기기도 합니다.
계절감각을 잃은 꽃이 안타깝기도 하네요
왜 이제야 피는거야?
지금은 결실된 열매들이 자라야 한단 말이야
니네가 열매를 맺으려고 악을 쓰면 쓸수록
다른 열매들이 너무 힘들어 한다고...
도와주려면
미안하지만 여기서 그냥 너희는 멈춰야 한단다.
저옆에 붉게 물든 대추열매처럼...
자기를 희생하면 다른 열매들이 좋은 열매로 드러나거든...
사다리꼭대기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주인인 제 입장에서는 꽃이 그만 시들어 버렸으면 하지만
꽃입장은 다를까요?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가며 살아야 하는데
이런 문제에 부딪치면 참 곤란하네요
욕심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