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집에 오늘 귀한 손님이 한분 오셨네요
학원갔다 올 시간이 지났는데 아이가 아직 안오기에 걱정을 했더니
밖에서 부터 들리는 소리 엄마! 엄마!
오잉~ 낯선 친구를 데리고 왔네요
학교 같은 반 친구 지영이라는 아이를 데리고 왔네요
저희 집은 외딴곳이라 주위에 친구들이 없거든요
처음으로 우리집에 놀러온 친구랍니다.
얼른 아이의 집으로 전화를 해서 아이가 울 집에 있다고 말씀을 드리고
놀다가 데려다 준다고 얘기까정 하고 아이들을 바라다 보니
기분이 묘하네요.
지영이와 은샘 지샘이 이방 저방 뛰어 다니며 놀더니
밖에 나간다고 하네요
도시에서 사는 아이들은 시골 정취를 잘 모르기에
밖에서 잠시만 놀고 오라고 얘기를 하고 보냈더니
난리가 났네요
샘이아빠가 아이들을 위해 가두어 두었던 염소를 운동장으로 풀어 주고
아이들은 염소들에게 줄 풀을 뜯어 던져주고
대추 밭으로 뛰어 다니며 자기들 세상을 만났네요
좀더 일찍 왔으면 밝은 낮에 뛰어 놀면 좋을텐데..
밖이 어두워져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온 아빠와 함께
잔치국수를 해먹이고
집으로 태워주는데 은샘이가 영 아쉬움을 표하네요
엄마! 지영이 집에서 자고 가면 안돼? 응 ?
저도 저만의 원칙이 있거든요
절대 밖에서 자는 건 울 딸애건 남의 딸애건 안되거든요...
아쉬움을 뒤로 한채
스켓치북이랑 복사용지 1묶음 그리고 포스트잇까정,,
종이가방에 넣어 주며 못자게 한다고 투덜투덜 거리네요
지영이를 데려다 주고 오는 차안에서
갑자기 은샘이가 코피를 흘리네요
오늘 기분이 너무 좋아 많이 뛰어 놀아서 그런가? 아님 ?
걱정이 많이 되네요. 한번씩 코피를 흘리더라구요..
그렇다고 전혀 허약하진 않거든요...
하여튼 지금은 둘다 목욕을 씻겨 났더니 코~하고 잠들었네요
이른시간인데도 코까정 골며 자고 있네요
지금 전 기분이 참 묘하답니다.
벌써 아이들이 자라서 친구를 데리고 집으로 올 줄도 알고
너무 순식간에 벌여진 일이라 제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매일 울집 아이들과 생활하다 다른 아이가 오니..제가 잠시 헷갈리네요..
이런 외딴곳에 친구들이 놀러 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거든요
다른 엄마들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