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무를 수확하며 말려 둔 무씨래기를 삶았습니다.
나물 삶는것은 모두 어머님이 해 주셨는데
올해는 제가 하네요.
비워 둔 방갈로가 파손이 자꾸 생겨 올겨울은 이곳에서 생활합니다.
유난히 올 겨울이 춥던데 진짜로 많이 추웠네요.
지금 돌아보면 지난 몇일 어찌 보냈는지
그래도 무사히 살아 있는걸 보면 하나님이 도와 주셨다는걸 새삼 느끼며..
하여튼
이곳에서는 제가 모든걸(?) 해야 하네요.
가만 생각해 보니 당연히 제가 해야 할것 들이라 생색은 낼 필요가 없었네요..
가을에 손이 조금 수고를 했더니
이 겨울 구수한 씨래기를 먹을 수 있고...
삶은 씨래기는 고등어에 깔고 찌져 먹을거예요.
씨래기와 어울려진 고등어...그맛이 괜찮거든요...
조금 넉넉히 삶아 어머님께도 조금 갖다 드리니 너무 좋아 하시네요.
어르신들은 이런 나물을 좋아 하신다는걸 10년 같이 살아본 경험으로 터득을 했거든요...
울어머님이 참 많이 늙으셨네요.
처음 시댁에 들어와 살때는 깐깐한 시어머님이셨는데
지금은 한없이 한없이 작아 보이시네요
그래도 건강하게 생활하시는것 보면 얼마나 감사한지....
씨래기를 바라보며 어머님 생각을 합니다.
무도 싱싱할때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하고 남은 잎사귀 마저도 즐겁게 해주는걸 보니
우리 어머님들도 젊었을때 자식을 위해 희생을 다 하고
늙어서도 자식 걱정때문에 또 다시 희생을 하고..
그래서 우리가 잘살고 있는것 같네요.
그 사랑을 깨닫기까지 참 오랜 세월이 걸리지만...
아직도 노쇠한 몸으로 뭘 더 해주실까 챙겨주시는걸 보면 괜히 안쓰럽습니다.
이제 우리가 챙겨 드리고 보살펴 드려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