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마지막 날 새벽,
남편이 던진 그 한마디....
당신은 가정 주부로써는 10점이고 애인으로는 20점 짜리야
#$%^&*
이게 무신 소리...
2009년 12월 31일 정확하게 새벽 5시에 잠자다 찍은 제 모습입니다.
분홍색 내복입고 남편의 그 말에 충격을 받아 혼자 카메라 들고 찍어 봤습니다.
이 모습이 30대의 마지막 모습이네요
내일 부터는 40대에 첫발을 내 딛는 순간입니다.
근데...
내가 어디가 모자라 10점 20점이야....
은샘이가 한바탕 난리를 치고 난뒤 남편과 저는 잠이 안와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눴지요
"이제 오늘이 마지막이네 우리 30대도 이제는 끝이다"
"글래, 30대까지는 우리는 위해 살았고 40대에는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겠네"
"왜?"
"이제 은샘이가 11살이니까 돈이 펑펑 들어갈때잖아, 죽어라고 돈벌어야지"
"음......"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며 30대 마지막 년을 회상하는데
"어머, 자기야 우리 만난지가 벌써 이렇게 됐네."
"93년 인가?" "뭐?"
"아니, 89년 12월 20일" "....."
"우리 12월 20일 그때 뭐했지?'
남편왈, "니는 그런거 관심이 없잖아... 항상 지나가고 나면 말하잖아"
그래서 나도 이제 챙겨주기 싫어, 관심도 없는데 뭐
@#%^&&*
사실 조금 관심을 안 두는건 맞는데
나는 큰일에 대범(?)하잖아. 자기는 사소한 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을 늘어 놓으니 남편이 한심스러운가 봅니다.
그래, 내가 봐도 그런데
오죽하면 남편이 내 모습을 보고 한심스럽다고 할까나...
그래도 그렇지 10점, 20점이 뭐야~ 짜기는, 왕소금 같구먼
19살에 처음 만나 그렇게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
27살에 결혼이라는 가정을 꾸리며 한울타리를 만들었고
30살 대추수확에 들어선 가을에 첫째 은샘이를 낳았고
34살 꽃피는 3월 봄에 둘째 지샘이를 낳았고
39살 이제 두 딸애의 엄마로 39살 아들을 하나 더 기르며
알콩달콩 뽁짝뽁짝 열심히 살아 가고 있는 나한테
소심하게 점수를 저렇게 밖에 안 주다니...
너무 한거 아녀....
그동안 꽃(?)같던 탱탱한 내 얼굴은 온데간데 없고
눈가에 주름이 하나씩 자리 잡고 입가에도 주름이 ...
앵두같은 입술은 온데 간데 없이 푸르름한 입술이 ...
세명의 자식땜시...내 눈도 이제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고 있고...
어머나,,,글로 쓰려니 너무 많다....
이렇게 저렇게 살아왔건만....
그래,
당신도 따진다면 마찮가지네 뭐...
그래도 마지막 30대를 그냥 보내는게 아쉬운지
얼마전에 잃어버린 한쪽 귀거리를 말했더니 자꾸 사러 가자고 하네...
요즘 금값이 만만찮은데 웬 귀거리냐고 사실 화 아닌 화를 냈지만
당신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고마워하는지 그 마음을 알기에
마지막 30대가 그리 싫지많은 않네..
아니 행복하게 보낼것 같구먼....
오늘 바람이 겁나게 불며 추위가 온몸을 감싸고 있는데
내 마음은 왜 이리 따뜻한 봄인겨!!!
이게 사랑이라는 걸까나♩
